F e i d y . c o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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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잔잔한 물가를 보면,
유람선 위 즐거운 사람들을 보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들을 보면,
밤 조깅을 하는 중년의 행복한 부부를 보면,
나도 행복해야 할 것 같아져

참 아이러니 하지
끝도 알 수 없고, 무엇을 담았는지도 모를
까만 강물을 앞에 두고서 드는 평온함이라니.

겨울이 찾아오기 전,
마지막으로 한강에 앉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오늘 밤-
이어폰을 나눠꼽고 귓가에 흐르는 그 목소리에 취해있을 때,
같은 장소, 다른 시간 속 내 모습이 하나하나 스쳐 지나가더라

스페인전에서 승리했던 그날 밤의 청담대교
번개표 불빛을 보며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
걸어도 걸어도 그 끝이 보이지 않았던 마포대교
바람에 촛불 하나 붙이는 것도 힘들었던 우리들의 파티.

그리고, 그저 나를 기댔던, 위로받고 싶었던 수많은 시간들.

까만 밤 한강은,
신기하게도, 참 많은 힘이 돼.

고맙다, 오늘도 내 곁에 있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