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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 Das musical!


1월 24일 3시 박은태
1월 26일 8시 김준수
1월 27일 8시 임태경
@ 세종문화회관


세번을 보고서야, 그에 더해 프로그램북을 읽고, 원작 뮤지컬에 대한 리뷰를 좀 읽어보고서야 이 뮤지컬에 대한 감이 좀 왔다. 그러니까, 이건 자신의 천재성에 자신이 파멸하게 되는 모차르트에 대한 이야기. 그가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혹은 여타 다른 인간과 똑같이 자유분방하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도록 하게 만드는 것이 극 내내 볼프강을 따라다니는 꼬마 아마데다. 내가 첫 공연을 보면서 궁금했던, 모차르트의 혼자 시대를 엇나간 '레게머리'와 '청바지는' 자신의 '천재성'(아마데)과 분리되어 따뜻하고 인간적이고 자유분방한 -때문에 깨방정도 떨고, 촐싹대기도 하고 철도 없는- 모차르트를 아마데와 따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를 실망시키고 누나와 멀어지고 콘스탄체를 떠나게 하고 결국 모차르트, 자신의 분신까지 심장을 찔러 죽게하고마는 아마데. 처음엔 아, 꼬마 너무 귀여워로 시작했는데 3번을 보고 있자니, 귀여운 얼굴을 하고서 볼프강을 쥐고 흔드는 모습에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펜이 안나온다고 볼프강의 팔을 찔러 그 피로 작곡하는 아마데라니...!





각설하고, 4명의 캐스팅 중 세명을 그것도 일-화-수로 연달아 봤으니 비교가 되는게 당연한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은태가 최고였다. 연기면으로나 노래면으로나. 나 오늘 임태경 보다 욕할뻔. (굳이 덧붙이자면 박건형은 별로 볼 맘 없다. 실력에 비해 부풀려져 있는 배우 중 하나라고 생각함) 우선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볼프강'은 자연인 볼프강으로서 아마데와 분리된 자아이므로 깨방정을 좀 떨어줘야하는 게 맞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박은태와 김준수는 같은 모차르트를 연기한 반면 임태경은 읭? 이게 뭐지 싶었다. 쓸데없이 진지했고, 촐랑대지도, 촐싹대지도 않더라. 그러니까 아마데와 분리되었다는 느낌이 확실히 안다가왔달까. 똥묻은 돼지꼬리를 부를 때에는 좀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춤도 열심히 추고, 발랄하게 몸을 한껏 움직여줘야 하는데 웨이브 한번 안하는거 보고 아, 깨방정 모차르트를 하기엔 아저씨 나이가 너무 많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긴 김준수와는 띠동갑 이상 차이가 나고 박은태보다도 8살이 많으니... 에이, 그래도. 누가 뮤지컬 보면서 배우 나이 생각해주나? 그 역할에 맞게 할 건 해야하는거지. 게다가 진짜 식겁했던건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나 진짜 어?!? 하고 소리낼 뻔했다. 박은태도 김준수도 주저 앉아서 엉엉 울었는데 임태경은 그냥 퇴장. 아니, 춤은 안춰도 감정연기는 해줘야지. 어떻게 '연기' 자체를 쏙 빼먹고 걸어나가버릴 수가 있지? 그렇다고 춤과 연기의 아쉬운 점이 노래로 다 커버가 됐느냐 하면 또 그건 아니었다. 가사 전달력 자체는 당연히 김준수보다 나았고, 박은태 보다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사실 이건 확신할 수가 없는게 내가 3번째 보는거라 다 알고 보니까 잘 들리는 건지, 정말로 임태경이 박은태보다 나았던건지는 모르겠다) '나는 나는 음악'은 확실히 감동이 없었고 '내 운명 피할 수 없어'도 그저 그랬다. 내 귀가 박은태와 김준수를 거치면서 수준이 높아진 걸까? 그래도 아, 이건 임태경이 진짜 괜찮다 싶었던 건 빈에 온 아버지와 다투고 나서 불렀던 노래. 이 모습 그대로 나를 사랑해줘요-

박은태는 진짜 말이 필요 없을정도로 좋았다. 진짜 소름끼치게 잘하더라. 내 운명 피하고 싶어 부르면서 1막이 끝나는데 아, 이 맛에 뮤지컬 보는거지 싶었다. 조지킬 이후로 보는 뮤지컬마다 다 그냥 그래서 몇년간 뮤지컬에 흥미 떨어졌었는데 박은태의 이 노래로 옛날 감정이 싹 살아났달까. 연기도 나무랄 데 없었고. '나는 나는 음악'은 진짜 듣자마자 꽂혀서 독일어 ost를 찾아 계속 들었다. 들으면서도 독일배우보다 박은태가 나은데? 싶었고. 쓰다보니 이미 난 박은태의 노예인듯ㅋㅋㅋ 비주얼만 더 받쳐줬으면 당장 팬했을 기세. 사실 박은태 노래 & 연기를 듣고 보면서 과연 '가수 혹은 아이돌'인 김준수가 이만큼 할 수 있을까? 아니, 흉내는 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제 본 김준수는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내 걱정은 연기쪽이었고, 기대는 노래쪽이었는데 (워낙 노래야 잘하니까 노래는 어떤식으로든 소화해서 잘해낼 것 같았다) 실상은 반대였다. 노래를 부를 때 감정을 굉장히 잘 살려서 그런지 연기는 생각보다 잘했는데 - 사실 놀라울 정도로? 박은태 공연을 보면서 했던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잘해내더라. - 음역대가 높아서 저음을 못부르는 기이한 현상-_-이 보였달까, 그게 좀 아쉬웠다. 그 때문에 저음이 많은 (특히 그것이 가사 겸 대사가 되는) 모차르트와 같은 뮤지컬에서는 가사 전달력이 굉장히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고, 노래가 아니라 그냥 대사를 할 때의 발음도 딱히 좋지는 않아서 솔직히 굉장히 집중하지 않으면 알아듣기 힘들었다. 사실 가사전달력이 좋아지려면 발성부터 바꿔야 하는데 그게 쉽게 될까 싶다. 김소현이 성악처럼 뮤지컬 한다고 욕먹다가 발성법 겨우 고치는데 몇년 걸렸는데. 그래도 어제가 뮤지컬 배우로서의 데뷔 (프로그램북 보면 그렇게 쓰여있다. '데뷔'. 그 아래는 아예 공란. 가수로서의 활동은 전혀 안쓰여있어서 오히려 흥미로웠다)였던 것을 감안하면 꽤 괜찮았던 공연이었다. 1막에서 2막으로 넘어가는 시간에도 발전하는 모습이 보였던 어제였으니 뭐 차츰 나아지겠지. 발음은 연습 좀 했으면 싶고. 걱정했던 어린팬들의 매너는 오히려 좋았다고도 말할 수 있을만큼 괜찮았다. 오히려 처음 보는 뮤지컬이니까 더 긴장하고, 집중하는 기분?이 느껴졌다. 중간에 정선아와 뽀뽀하는 씬에서 참지못하고 꺅- 소리를 지른 팬들이 몇몇 있었지만 그걸 제외한다면 노래 끝날때마다 박수도 우렁찼고 (김준수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 극 중엔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만큼의 집중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커튼콜땐 다같이 기립박수도 나왔고 (아, 이건 팬으로서 당연한 모습이었을까?). 참, 이런게 바로 아이돌이구나, 싶었던 장면은 나는 쉬카네더에서 춤추는 거랑, 똥묻은 돼지꼬리 부르던 씬. 춤 진짜 잘추더라. 박은태 보면서 춤을 열심히는 추는데....하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 아쉬움이 싹 날라감. 그 씬(의 춤)을 가장 잘 소화하는 배우는 김준수일 듯.

그리고 이 공연에서 모차르트말고 더 주목해야 할 배우가 있다면 정선아와 윤형렬, 그리고 남작부인. 2막의 정선아와 모차르트의 듀엣이나 정선아 솔로곡은 진짜 명곡. 정선아 목소리 너무 매력적이야. 사실 난 세번을 봐도 대주교의 똥 씬은 왜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모차르트가 똥집착증? 뭐 이런 변태적 성향이 있었다고는 하던데 그거랑 대주교는 무슨 상관이지.... 아, 모르겠다) 어쨌든 윤형렬의 파워풀한 노래들은 정말 다 좋았다. 대주교로서의 위엄에도 걸맞아 보였고. 민영기는 내가 워낙 졸려하는 목소리라... (나 삼총사, 살인마잭... 둘 다 민영기 파트만 졸려 죽는 줄 알았음 -_ㅠ) 근데 몸이 안좋아서 30일까지 쉬신다네? 빨리 쾌차하시길. 배해선은 목이 안좋단 얘기가 있다고 했더니 마늘언니가 "웃기고 있네. 걘 공연 할때마다 목아프대." 이러더라 ㅋㅋㅋ 사실 배해선도 왜 유명한지 & 왜 주연급인지 모르겠음. 노래 별론데.

이쯤에서 기대되는건 한국판 OST인데, 모차르트가 두명도 아니고 네명이나 되니 발매측도 고민 좀 되겠더라. 더블캐스팅만 돼도 메인테마곡을 누가 부르냐를 두고 관심이 쏠릴 판인데, 임태경 박건형 박은태에다 엄청난 팬덤의 김준수까지 가세했으니. 두명이 캐스팅이 되건 셋이 되건 항상 내가 맘에 드는 사람은 그 중 제일 잘나가는 사람 = 메인테마 부르는 사람이었으니까 걱정 없었는데 이번은 흠. '나는 나는 음악'은 누가 부르게 될거며 '내 운명 피할 수 없어'는 누가 부르게 될지..? 아, 나까지 고민돼. EMK는 모차르트를 네명이나 (솔직히 오바지 -_-) 캐스팅 했으니 씨디를 최소한 두 버전으로는 내줘야 할 듯? 암튼 간만에 씨디가 기다려지는 뮤지컬이라 좋다.


- 2010.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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