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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너무 많이한 탓이었을까
화려한 휴가를 보고 나오는 마음은 무거웠다
5.18이 슬프고 분해서 라기보다
영화가 아쉬워서.
영화는 감정선을 자극하는 데 치중하고 있었다
잔인한 군인들이 죄없는 광주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던 장면만을 앞세웠고,
결국 영화는 '총들고 패싸움하는'게 되어버렸다
왜 광주시민들이 그렇게 들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군 수뇌부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광주에 동원된 군인들이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모두 생략한 채였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광주시민들이 든 총에는 정당성이 없었고
군인들은 마음 한조각도 아프지 않으면서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쏘아 죽인게 됐으며
전두환이 왜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놈인지 알 수 없었고
미국은 어째서 민주화 운동에 손을 들어주지 못했는지 궁금하게 됐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도
왜곡된 보도로 인해 진상을 알 수 없었던
사건에 대해 다룬 영화를 만든거면
적어도 논리적으로 그들의 아픔과 슬픔에 다가갔어야 했다
역사적 사실을 전달함에 있어 어떤 투철한 사명감까지 기대하지는 못하더라도.
5.18에 대해 알고 싶어서 봤다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해답은 주지 못하고 '광주 사람들은 왜 그랬대?' 하는 의문만을 남긴,
혹은 그저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에 눈물만을 쏟게 한
화려한 휴가는, 그래서 내게 너무나 큰 실망이었다.
어쩌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이슈를 피하고자
앞뒤 다 잘라내고 감정선만을 남겨둔
감독의 오판이 불러온 결과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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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누구라도 5.18 관련 '극화된' 영상을 보고 싶다면
2005년 여름 방송되었던 MBC의 제5공화국 5.18부분을 보길 적극추천.
제5공화국을 두고 벌어진 여러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5.18부분만은 따로 떼내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없을만큼 훌륭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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