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단 한번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니.
안그래도 요즘 읽고 쓰는 것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그 정도가 꽤 심했던 것 같다.
소치는 잘 다녀왔다.
티비 중계화면에도 몇번 잡혀 방송을 타기도 했고ㅋ
그리고 생각나는 건...
아직도 진행중인 세월호 참사.
대학원 다닐때 과제로 그런 글을 써간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신뢰'가 부족하다고.
국민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니 세금을 올리는 것에 반대하며
정부는 국민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니 자꾸 선별적 복지를 하려고 한다.
복지선진국으로 알려진 북유럽의 국가들처럼,
세금을 올려서 나에게 돌아올 혜택이 많다는 확신이 든다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에 저항할 국민이 많지 않을텐데
우리나라는 '내 세금 걷어서 어디다 쓰는지 알 수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할 뿐 아니라,
실제로 세금을 낸만큼 국가로부터 돌아오는 것이 적기 때문에 증세가 쉽지 않다
결국 재원은 세금으로 마련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국가가 먼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 한 복지국가의 길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또 반대로, 국가 역시 국민을 믿지 못한다.
그러니까 '필요한 사람'을 국가가 '걸러내' 그 사람들에게만 복지급여를 주겠다는 선별적 복지정책이 난무하는 것이다.
수급자를 걸러내는 데에 드는 비용과,
그것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데 드는 비용,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문제,
수급자로 '낙인'찍힌 사람들의 자존감
에 대한 생각은 접어둔채.
그러므로 복지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보다도
우리 사회에 '신뢰 구축'이 가장 절실하다고 시급하다, 는 요지였던 것 같은데...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의 신뢰는 더 멀리멀리, 아주 먼 곳으로 떠내려가버린 것 같다.
'가만히 있으라' 했던 어른들은 탈출하고,
그 말을 믿었던 학생들은 갇혀서 나오지 못했던
믿을 수 없고, 생각할 수록 허탈해지는 사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는 앞으로 얼마나 더 끔찍할까.
그렇게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을때,
MBC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꽃보다 듬직이'가 방송됐다.
원래는 올해 휴먼다큐 '사랑'의 첫타자가 아니었는데
국민들의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현 '슬픔'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밝음이 담긴 방송이 제일 먼저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단다.
그래서 2014 MBC 휴먼다큐 사랑은
삼혜원의 F4, 듬직, 예린, 은별, 제희의 이야기를 담은 '꽃보다 듬직이'편으로 시작됐다.
지난 6개월간, 정성 담은 기록들.
가늠되지 않을 상처를 지닌 아이들이 서로를 돌보고, 챙기는
그 이야기가 꽤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것 같다.
다시보기도 모든 드라마와 예능을 제치고 1위를 했다고!
덕분에 삼혜원은 어느때보다 바쁜 일주일을 보내고 있는것 같다.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혀 계속 삼혜원 홈페이지에 들어오게 된다는 사람들,
후원부터 시작하겠다, 아이들을 찾아가고 싶다, 무엇이든 사서 보내주겠다 등...
세상엔 아직 마음 따뜻한 사람이 참 많다.
나도 덩달아 아이들이 보고싶어 내일 가보기로 ㅎㅎ
그리고
그런 와중에,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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