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만들 사진 찾으라는 마자매의 긴급명령에 온갖 포털싸이트에서
'서태지 이미지' 검색은 다 하다가 이 사진을 발견했다.
필승 활동 막 시작할 무렵,
당연히 은퇴할거라는 거 예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게다가 필승 스케줄은 2월까지 잡혀있었으니까,
나 한달정도 호주있다가 오는 것, 별 상관없겠지 했었다.
필승 뮤비촬영한 기사를 실은 티비 가이드 잡지를 손에 꼭 쥐고 비행기에 올랐을 때도
몇년간 오빠를 보지 못할 거라는 것,
호주에서 울면서 사서함을 듣게 될 거라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했었는데-
전화로 엄마가 전해준 긴급 소식에
몇달러를 써가면서 승마장 공중전화로 2892 사서함을 들었고
울먹이는 오빠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미친듯이 눈물 흘렸었다.
1월 31일 은퇴선언 한다는 소식이 있자,
2월 6일 비행기표를 1월 30일로 앞당겨서 들어왔다.
집에서 눈물을 뚝뚝 흘려가면서,
휴지 몇통을 써가면서 그렇게 1월 31일 하루를 보내고..
그 후 며칠동안은 내내 집에 틀어박혀서 노래만 듣고,
은영언니가 나 없는 동안 녹화해서 보내준
필승활동 비디오 테잎들을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그랬었다.
그래서 내 기억엔,
필승 활동이 은퇴선언 뒤다.
정말 슬펐던 시간,
가장 예쁜 오빠의 모습을 가슴에 담았었다.
그래서 지금도 너무 예쁜 필승 때의 빨간 머리를 보면 가슴 한구석이 아린다.
그래서 너무 해맑게 웃고 있는 필승 사진은 사실 보고 싶지 않다.
마음은 멍들대로 멍들어버리고, 다칠대로 다쳤으면서
그렇게 해맑게 웃지마,
뒤늦게 깨달은 우리가 너무 미안하니까
그렇게 해맑게 웃지마.
그래서 너무 슬프니까..
해맑게 웃지마..라고 되뇌이던 중학교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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