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하면 딱- 떠오르는 선생님이 없을 정도로
나는 그동안 좋아한 선생님도, 존경한 선생님도 없다.
누구나 다 하는 선생님 짝사랑 한번 제대로 경험해본 적 없으니
이건 학창시절이 불운했던 거라고 말해야할까.
물론, 중학교 때 사회선생님을 좋아한적이 있긴 했지만,
'스승'으로서는 아니었고, 유행 따르듯 좋아했던 것 같다.
그 선생님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
어쨌든,
그랬던 내가 정말 존경하는 선생님이 생기게 되었으니
2학년 1학기 근대중국의 개혁과 혁명이라는 수업을 통해 만나게 된
'송미령' 선생님이다.
중국사하면 복잡하다는 이미지때문에 다가가기조차 꺼려했던 내가
그 복잡한, 아편전쟁으로 시작하여 중고등학교 때 죽어라 외웠던
태-양-변-의-신이 줄줄이 일어난 그 시대를 무리없이(?)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다 선생님 덕분이었다.
너무너무 재밌었던 그 수업 때문에,
중국사를 좋아하게 되기까지했고
2학년 2학기때에는 선생님께서 강의하신다는 이유만으로
겁없이 3학년 수업인 '중화제국의 완성'을 듣기도 했다.
레포트 쓸 때 참고문헌 찾기 힘들다던 내 한마디에
참고문헌 손수 다 찾아서 메일로 보내주시던 그 자상함
사소한 질문 하나하나 넘어가지 않으시고 답변해 주시는 따뜻함
천천히 생각하고 편안하게 쓸 수 있게 시험시간 늘려주시던 배려
매 수업시간 준비해 오셨던 중국전도와 컬러OHP자료,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열정적인 강의.
여러모로 감동받으면서 수업 들었던 1년이었다.
그래서
작년 스승의 날도,
2학기 종강의 날도,
중국에 다녀오던 때도,
항상 선물을 준비했었다.
조금이나마 그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
올해는 몇몇 친구들(일명 송사모)과 함께 뜻을 모았다.
뭘 할까 많이 고민하다,
평범한 선물보다 일상으로 다가가는 소소한 선물들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마키의 예쁜 하트 박스에 손에 묻지 않은 분필 흰색 1통, 컬러 1통,
분필 홀더, 분필 넣어 다닐 수 있는 예쁘고 작은 파란색 상자,
비타민 e를 공급해주는 분홍색 바디샵 핸드크림,
크고 작은 크기의 예쁜 마키 포스트 잇,
자료 정리에 편리한 테잎형 포스트 잇,
그리고 꿀벌이 예쁘게 그려진 bee thankful 책갈피.
를 차곡차곡 담았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과 나눠드실 수 있는
동병상련의 예쁘고 맛있는 떡 모음상자까지-
내가 지금껏 받은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와 감사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선생님께 기쁨을 드린 것 같아서 기뻤다.
선생님은 아마도 내 인생 최초의 '스승'이 되실 것 같다.
|
|
[1]..[51][52][53][54][55][56][57] 58 [59][60]..[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