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2학년씩이나 되서 수능 백일을 챙기자니 조금 우습지만,
과외하는 애가 '오늘 수능 100일이에요' 라길래
왠지 시간이 나도 모르는 새에 이렇게 흘러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또 한번 들었다.
수능 100일 하면 뭐니뭐니해도 적군 글이 떠오른다.
내가 프린트해서 교실 뒤 게시판에까지 붙여놨던 것.
문학선생님께서도 감탄하셨던 적군의 격려글-
'뭔가 거대한 게 오고 있구나' 그 정도 스릴이면 족해요. 자신을 조율해요. 큰 파도를 기다리는 파도타기 선수의 떨림. 잘 타느냐 허우적대느냐는 당신에게 달려 있어요. 약간의 긴장과 오기, 그에 힘입은 집중력 정도면 얼마든지 상쾌하게 높은 파도를 타고 씩 웃을 수 있을 거예요.
지나친 중압감은 몸과 마음을 무겁게 해요, 그럴 것까지 없어요.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닌 걸요. 그냥 한 번의 파도타기, 그 정도예요, 정말.
자,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은근한 떨림을 즐기며 그 날을 맞이해요. 이제 며칠만 지나면 맘껏 놀 수 있구나-하고 생각해요, 드디어 길었던 무언가로부터 해방되기 직전.
다들 시험 잘 보고 씩 웃을 수 있을 거예요-
+ 예전 게시판에 퍼다 놓은게 여기까지뿐이다.
이 뒤에는 적군이 기를 불어넣어준다고,
컴퓨터 아래에 손을 대고 있으랬던가? -_-;
서연이가 적군이 시킨대로 했던 기억이 나서 재밌다.
입시의 부담감만 없다면 다시 한번 고3으로 돌아가도 좋을 것 같다.
서로 힘들었기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우정으로 정말 즐거웠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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