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뒤늦은 버닝같지만,
그래도 극장에 걸려있었을 때부터 정말 보고싶었던 영화다.
싱글즈는,
아이러니하게도 365일 싱글들의 작업이라는 영화 기본 모토와는 달리,
거침없는 사랑보다, 거침없는 우정에 관해 얘기하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나난과 동미의 가슴 찡한 우정.
장진영이라는 배우에 대해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싱글즈에서 그녀의 피해갈 수 없는 매력에 홀딱 반해버리고 말았다.
이 사진은, 보는 순간 오드리 토투의 아멜리에를 떠올리게 만들어 버린 것.
극중 이 사진이 나오는 상황은 나난에게 매우 절망적이지만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 즈음.
나난은 한숨을 쉬며 동미에게
스무살때, 서른이 되면 결혼도 하고 번듯한 직장도 가지고 있게 될 줄 알았다는 말을 내뱉는다.
그때 문득 그녀들을 보며 든 생각은,
그래도 서른의 겨울을 함께하는 진정한 친구가 있으니 다행이구나. 하는 거였다.
여전히 오랜 시간동안 가까운 곳에서 진심으로 함께 해 줄 그런 친구.
서른이 되어서 결혼도 못하고, 번듯한 직장에 다니지 못하는 것 보다
그런 친구 한명이 없다면, 그게 더 슬프고 아쉽고 뼈아픈 문제일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너무 좋았던 이 영화는 예고편을 형편없이 만드는 최대 실수를 범했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과 예고편은 너무 비껴나간다.
만족스러운 본 영화와 달리 예고편은 흥미위주의 b급 영화와 다를게 없어 보이니까.
031209
F e i d 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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