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돌아온 학교.
나는 언제나처럼 학관에 살고
포관과 학문관에 가끔 들리며
예전보다는 좀 더 자주 중도에 간다
학교 며칠 가면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얼굴만 생각나는 사람들.
이름도,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지도 생각나지 않아
멀리서부터 시선을 피하기가 다반사.
당신들은 대체 누구십니까.
라고 물어보고 싶은거 매일 꾹 참느라 힘들다 ::
학교에는 내가 학교를 비운 사이 입학한
파릇파릇 05 06 학번들로 생기가 넘쳐나서 좋다
만날 부럽다 부럽다 외치는 것도 지겹지만.
나는 이제 캠퍼스리쿠르팅을 챙겨다녀야 하고
매일 아침마다 경력개발센터의 문자를 받아야 하고
설명회 일정을 체크하고 면담 받을 회사를 정하느라
다크서클은 턱까지 내려오고 매일 한숨만 푹푹 내쉬는데
그 아이들은 만면 가득 웃음 뿐이니까 샘이 날 수 밖에.
나도 내가 만년 20대 초반일 줄 알았지.
참,
오늘 강남역 6번 출구를 정말 제대로, 성공적으로 나선 사람의 글을 봤다.
진짜 작문시간에 썼던거 그대로 복원한거라면 틀림없이 합격점일 글.
남의 글을 읽으면서 그렇게 빠져보기도, 주눅들어보기도 처음이었다.
부럽더라.
필기시험을 제대로 망치고 나오면서도,
320: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9시 뉴스의 친절한 보도를 들으면서도,
마음 한켠에 남아있던 0.01%의 희망은 그 글을 보면서 날아갔다.
남들 2,3년 해도 될까말까한 거, 2,3개월로 들이밀어 보려고 한
내 건방진 마음은 고이고이 접어서 저 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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