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빙빙 맴도는 얘기들만 하는 시간이 있고,
진솔하게 마음 속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때가 있고,
푼수짓 해대면서 쉴새없이 웃어대는 경우가 있다.
내게 그 사람의 행동이, 이미지가 나쁘게 박혀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다른사람에게까지 미움 받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저마다 지닌 변화무쌍 스물네가지의 얼굴
노래가사처럼 내 속의 내가 너무나 많아서
만나는 상대가, 나가는 모임이 어떻냐에 따라 달라지고 또 달라진다.
그러니까 보여지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진실
누군가에게 나는 평생을 함께 할 스스럼 없는 친구이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바보스러운 짓만 골라하는 푼수떼기,
어떤 이에게는 서로의 단점을 감싸안아 줄 유일한 사람,
이런저런 충고를 내뱉어주는 듬직한 언니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말걸기 힘들고 차가운 사람이거나
나도 모르게 친해지고 싶지는 않은 얄미운 존재로 여겨질 수도,
인간미 하나 없고 개인주의에 이기주의까지 갖춘 형편없는 인간일 수도,
실수투성이에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한심한 사람일 수도 있다.
결국, 내 참모습을 상대방에게 드러나는 내 자신에서 찾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성'을 무시하고 내 본연의 모습을 알 수 있을까.
당신에게 나는 어떤 존재입니까.
(당신에게) 나는 어떤 존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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