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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대망상

굳이 전생이라고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나는 내 모습이 옛날 어딘가에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믿는다.

어렸을때부터 별자리 점도 믿고 미신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편이었지만,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 건 아무래도 역사를 공부하면서부터다.

어떠냐 하면.
건륭제가 강희제 따라 필요도 없는 강남 순행을 몇번씩 나설 때 마다
그 순행의 비용을 짊어져야 하는 백성들의 찌푸린 인상과 툭 튀어나온 입을 한 얼굴엔 어김없이 내 모습이 함께 있다.

수업을 듣건, 책을 읽건,
언제나 머리속으로 듣고 읽는 것에 대해 그려나가게 되는데,
특히 역사 수업에서는 그 상상 속 사람들이 얼굴없는 누군가가 아니라 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 보고 '뭐 그정도 상상 정도는 나도 하는데- 너무 과장해서 생각하는거 아니야?'
라는 반응을 보인다면,

'맞다.
나는 과대망상가이자 몽상가일 뿐일런지도 모른다. '
라는 고작 싱거운 답변밖에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든 확실히.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 과거는 이곳저곳 이시대저시대에서 아직 살아숨쉬고 있다고-

뚱딴지 같은 내용이지만, 꼭 한번 말하고 싶었다.
(근데 써놓고 보니까 나 바보같다 -_-;)

YouZ
나도! 나도! 근데 난 '진짜' 과대망상가였어-_-;;

나는 프랑스 대혁명에 대해 읽으면서 그 장면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마치 영화처럼 돌아가길래 - 루이16세가 단두대에 머리가 댕강 날아가고.. 도시 사람들이 광장에 나와 함성을 지르고.. 나는 그 당시 파리의 벽시계를 고치는 시계공이었지... - ,, 아아 나 의외로 상상력이 굉장히 뛰어나구나 하고 스스로 감탄한적이 있거든-_-. 근데 나중에 다른책을 읽으면서 그 시대 전 유럽의 9/10가 농촌인 시대였다는 새로운 사실-_-을 알게되면서 내가 얼마나 상상력이 빈곤한지를 깨닫게 되었지 -_-;; 나의 상상속의 프랑스 대혁명의 공간은, 지금 우리나라의 도시들과 별반-_- 다름 없었거든; 그냥 네모난 건물이 아니라 성같은 건물이 삐까번쩍할 거라고만...;;;;; 근데 파리도 농촌에 가까웠다지 뭐야-_-;

딴에는 역사를 이해해보겠다고 했지만 나의 경우에는 항상 사실과는 동떨어진 망상으로만 끝나더군;

2003/12/06

오빤 공대생이니까 이해해줄게요 ㅋㅋㅋㅋ
근데 뭐 이렇게 말하는 나도 오빠처럼단편적인 상상만 하고 있는 건지도 -_-

2003/12/06

으헤헤헤이렇게리플달면김도요가바보같겠지ㅡㅡ?으흐흐흐

2003/12/07

동희
난 전생에 주막집 주모랑, 임금 옷 들고 다니는 궁궐 내시 or 상궁(?!) 아니면 무수리 종류였을거 같다. 아니, 대략 맞아. 강한 삘을 받았거든. 맞아,맞아. 제발 아니기를 바라는 거는 몽고인. 그 사람들 이동하면서 제대로 못 씻고 다니겠지? 손 톱 밑에 말똥같은 거 끼여있을 거 같다. 그래서 전생이 아니었기를 제발 바라는 거 중에 하나. 그리고 다시 태어나면 우주의 먼지로 풀풀 떠다니고 싶다.

2003/12/07

하하하 동희야 -_-;;
난 이번에 청사를 들으면서 만주인들이 정말 만만한 민족이 아니었단걸 뼈저리게 느꼈어
어떤면에선 한인들보다 낫더라고-
그래서 뭐 그런 의미에서 몽고족도 무시하지 않기로 했음 ㅋㅋ
원나라는 비록 오래가지 못했지만;

그리고 저기 두번째 '도요'리플은 밀자가 쓴것 -_-

2003/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