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자를 주고받았고,
또 다른 우리는 네이트온으로 대화를 했다
갑작스럽게 뜬 대화창에, 문자소리에 당황스러웠던 것도
쑥스럽게 지었던 웃음도, 어색하게 건넸던 이모티콘도
모두 다 너무나 선명했다. 내가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까지도.
오늘 낮,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그 모든게 꿈이었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내가 약속을 언제로 잡았지?
수요일날 다들 모이기로 했는데 나는 못나간다고 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던 차에, 그런 약속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처음부터, 우리는 문자를 주고 받지 않았고,
멀리있는 그녀와 메신저로 얘기한적도 없었다.
그들은,
연락이 뚝 끊겨버린 친구도 아니었고,
그리워서 어쩔 줄 모를만큼 친했던 친구도 아니었다.
우린 그저 서로의 친구들을 통해 소식을 전해듣고,
아주 가끔 문자를 주고 받고, 메신저로 대화를 하는 사이,
그런 사이일 뿐인데, 꿈이라는 것을 며칠후에야 깨달을 만큼,
그 대화와, 문자는 너무나 생생했다.
내가 그녀들을, 당신들을,
만나고 싶어했던 건가.
어쩌면, 그랬던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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