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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역시.. 늦은 밤이란건 묘한 매력이 있어.

축처진 공기 덕분에 적당히 습한 밤냄새와
아무도 살지 않는 듯, 혹은 살아있지 않은 듯
너무나도 조용해져버린 이 세상-

조금만 소리를 내어도 크게 울려퍼지고,
조그만 생각의 꼬투리를 잡아도 깊게 들어가게 되지-

그런데 말야..
그런 생각들을 글로 담아내는 방법말고,
사진으로 찰칵, 찍어버릴 수는 없는걸까
글로 담아내려하다보면, 왠지 어려워져-

....
그렇게 생각해보면,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건 참 많지-

생각같은, 분위기같은 그런 추상적인게 꼭 아니더라도
이를테면, 바람에 천천히 날리는 버드나무 잎이라든가
졸졸졸 발랄하게 흘러흘러가는 물줄기,
반짝반짝 터지는 불꽃들.

모두 셔터를 눌러버리면 정지하고 말잖아-
움직이고 있는데, 움직이는 그 모습이 아름다운건데..

정말이지,
정작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것들은
한장의 사진으로 남길 수가 없어-

역시, 마음에 담아야 하나봐,
그렇게 간직되길 원하나봐-
라고 위로해보지만
그래도 아쉬워-

흐-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