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팬은 3집 이전과 이후로 크게 나뉜다.
라고들 우리들은 종종 얘기한다.
3집을 기점으로 그의 음악색이 변하면서
기존 팬들이 많이 떨어져나갔고,
새로운 팬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원래 락을 하던 서태지로 돌아갔다'라고도 했고
'이제 그의 전성기는 지나갔다' 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렸었다.
1집때도 테잎 듣고, 티비 나오면 보고 하는 정도로 좋아했었지만
(그땐 언제 어느 채널을 트나 태지가 나왔으니까)
사실 나는 2집 너에게의 여린 미성을 들으면서 홀딱 빠지게 된 경우다.
그랬던 내가 한참을 기다려 온 어느 무더운 여름,
앨범이 나오자마자 레코드점에 달려가 손에 넣은
서태지와 아이들 3집은 굉장한 충격이었고,
내가 알던 '오빠들'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신나게 돌아가는 씨디에서 흘러나오는
그 '굵은' 목소리가, 내지르는 소리가 무섭기도 했었다.
(실제로 나는 다른하늘이 열리고 콘서트에서
지킬박사와 하이드 부분을 굉장히 무서워했다-_-)
게다가 3집 가사집엔 오빠들 사진 한장 없었다는 것도 내겐 불만이었다.
12살의 나는 꽤나 심각해서 내가 지금 좋아하는 '서태지'라는 사람이
혹시 내가 만들어 낸 '우상'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까지 고민했었다;
과연 그를 이해하고 그의 음악을 좋아했던 것이 맞는지까지.
그렇게 몇번 반복해서 3집을 흘려들었었다.
그러다 주춤.하는 마음에 씨디를 끄고 2집이나 다시 들을까 할 때쯤
나를 붙잡았던 노래가 바로 '내맘이야'다.
라해로꾸꺼은말이-로 유명했던 이 노래.
.그런데 지금 나는 티비를 껐어
급해서 화장실로 달려갔었어
한숨을 크게 쉬면 날이 밝아와
치마를 둘러입고 나가볼꺼야
..
집에서 놀고먹어라
내 머릴잡고 흔들지 마라
날 두고 밥먹지 마라
자꾸 나를 자꾸 웃기지마라
....
사회적 이슈를 많이 담아냈던 3집에서
이 곡이 어떤 역할이었는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때의 내게 중요했던건
심각한 표정으로 들을 수 밖에 없었던 3집에서
하하. 크게 웃을 수 있는 노래가 귀에 꽂혔다는 것이었다.
가사 마디 사이마다 '밥!' 이라고 외치는 건 정말 재밌었다.
그리고 나는 3집 이후로도 계속 남아
지금까지 주욱 팬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지금은 교실이데아와 지킬박사와 하이드 곡에 미칠정도다.
그때 무섭고 두려웠던 그 감정들은 세월이 다 싣고 가버렸나보다.
굉장히 오랜만에 3집의 내맘이야와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들으면서.
+ 내맘이야 mp3 올려둡니다.
대중들에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겐 정말 소중한 노래.
+ 
내맘이야 부를때도 이렇게 신나하겠지? |
|
[1]..[51][52][53][54][55][56][57][58][59] 60 ..[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