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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침반

16살때였나.
수줍게 편지로 우리는,
함께 한 세월이 벌써 우리 인생의 반을 차지한다며
어이없게 감동하고, 또 그런 모습의 서로를 바라보며 킥킥댄 적이 있었드랬지

언젠간,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을 하나, 둘, 세어보기도 했었던것 같아.
지금은 세어 볼 엄두를 내기에도 벅찰만큼 오랜 시간이 되어버렸지만-

우정이란 함께한 시간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지만,
켜켜이 쌓인-먼지가 수북할지라도- 우리의 추억을 하나 둘 꺼내보다 보면,
우정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더 깊은 곳으로 흘러 가는 것,
이라고도 여겨진다.

정말 마음 속 깊이 있는,
부끄러운 서로의 치부까지 서슴없이 보여줄 수 있는,
그리고 한없이 상처나버린 내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으니,
내 인생은 그래도 꽤나 그럴듯하군.
-라는 생각이 들어 행복해졌다.

누군가의 말처럼,
우린 서로의 나침반 같은 친구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