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가방을 너무 무겁게 들고 다니나, 싶었는데
오늘 갑작스럽게 등이 아파왔다
등하고 어깨가 이어지는, 날개뼈 있는 그 부분!
고3때 세상에서 공부는 혼자 하는 사람마냥
등이 너무 아파서 병원도 가고 그랬었는데
그게 꼭 7년(악!!!!!! 징그러워!!!!!!)만에 재발.
이게 다 손으로 안쓰면 공부가 안되는 미련한 내 탓이겠지 생각하면서
결국 손에 힘을 빼고 쓰던 것도 포기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스물여섯이란 숫자가 실감나진 않아도
나이가 들었다는 건 이런식으로 깨닫는다
고3때만큼 공부한 것도 아닌데 금방 아프다고 하는 등이나,
예전에 해두었으면 좋았을 일을 내 아집에 갇혀 쳐다보지도 않다가
지금에서야 하느라 주말마다 고생하고 있는 것은,
내가 한 결정에, 판단에 온전히 책임지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옳은 판단을 하고 있는 건지,
내가 잡은 방향이 맞는 건지.
역시 이건,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알 수 있는 걸까
그때, 예전에 내가 내렸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그 시간에?
사주를 보면 과거는 잘 맞춰도,
미래는 못 짚어내는 것처럼?
그래도 지금은, 주말마다 한가한 버스를 타고 오가는 시간이 좋다
매일 아침, 서울 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버스 노선에 낑겨타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자리가 비어있고, mp3를 들으며 한가롭게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시간은
지하철보다 버스를 좋아하는 이유를 순식간에 몇개라도 댈 수 있게 만든다
특히 도심한복판에서 고층건물이 즐비한 거리 속에
금방이라도 쓰러져버릴 듯한 아파트 한 동이 숨어있는 것을 발견해,
이 거리가 지나온 세월의 발자취를 가늠하게 하는 순간은,
버스가 주는 최고의 행복-
그러니까,
결론은.
음.
나 아파 ㅠ_ㅠ
아 맞다!
얼그레이샷이라고 레이디 그레이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과자가 있는데
이거, 아무데서나 파는 게 아니었나보다 ㅠ_ㅠ
세븐일레븐에만 있는건가? 학교 매점에도 있던데...
오늘 이거 먹고싶어서 훼미리마트 두 군데, 올리브영, 집 앞 마트 두군데나 갔는데
아무데도 없고, 아무도 얼그레이샷을 몰라 ㅠㅠㅠㅠㅠㅠㅠ
막 훼미리마트 아저씨는 수입과자냐고 물어보고
올리브영은 차 말씀하시는 거냐고 그러고-_ㅠ
이거 그냥 해태 롯데 뭐 이런데서 나온거란 말야
무슨 외국과자가 아니라 ㅠㅠㅠㅠㅠ
아 먹고싶다!
내일 회사가자마자 세븐일레븐을 들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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