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끝차이일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두가지 일 수도 있다.
어렸을 땐 취미와 특기를 적어내는 란에
별 생각없이, 별 무리없이 곧잘 적어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가-
취미와 특기란을 보면 한숨쉬며 고개를 푹 숙이고 만다.
여태껏 꾸준히 해오는 제대로 된 취미 하나 없다는 것도 슬프고,
특기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는 것도 많이 부끄럽다.
어제는,
지원서 같은 것을 작성하고 있었는데
200자 이내의 에세이를 쓰고,
20자 이내의 특기를 쓰는 란이 있었다.
200자 이내의 에세이는 글자 수를 한참 넘겨
고생 고생 하면서 겨우 적당한 분량으로 줄였는데,
특기는 20자 이내임에도 한참을 고민,고민,고민 하다가.
결국.
'낯선 생활에 적응하는 것' 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것을 적어버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어나는 순간까지
'낯선 생활에 적응하는 것'을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것도 분명 특기 중에 하나야, 라며 날 합리화 하고 있었다.
도대체 내 취미와 특기는 뭘까.
사실, 특기보다 취미가 뭔지 모르겠다는 사실이 더 난감하다.
내 취미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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