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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落下する夕方

작가는,
냉철하고 명석하고 차분하고 밝고,
그러면서도 절망하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그런 작품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써내려갔다고 했다.

차분한 마음으로 소설을 깨끗하게 다 읽고, 작가의 말을 마주하면서,
참 뛰어난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생각한대로- 정말 그대로 써 낼 수 있다니.

자신의 사랑을 가져간 여자와 함께 동거하는 이야기.
게다가 가끔은 자신의 사랑까지 함께 어울리는-
정말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생각될 만큼 어이없는 이야기.

그래도 그 어이없는 이야기를,
조금씩 순응해가면서, 고개를 끄덕여 가면서
찬찬히- 끝까지 듣고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가 원했던 대로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밝은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리카의 콧노래가 좋았다.

나른하게 책장만 넘기고 있을 때
리카가 콧노래를 부르면,
상큼한 딸기쥬스 한모금을 마시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