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어제밤, 수능시험장행이라고 써붙인 버스를 타고서 집에 오는 길,  
영동고등학교를 지나는데 괜히 코끝이 시큰거리더라
교복을 입고 꾸벅꾸벅 졸고 있던 여고생이 옆자리에 있어서 더 그랬는지.

5,6년간은 수능날에도 아무 생각없이 지냈는데
어제, 오늘은 어쩐지 2001년의 11월이 떠올라서
꽤 오랜만에 한참동안 옛날 생각을 했다

제일 앞자리, 문 옆에 앉았던 것
언어영역 마지막 다섯문제를 시험시작 전 몰래 풀었던 것
수리영역은 2번부터 몰라서 눈앞이 캄캄해졌었던 것
사탐과탐 시간에는 2시간이 너무 지루해 살짝 잠도 잤던 것
시험이 끝나고 기다리던 엄마아빠한테 안겨서 펑펑 울었던 것

근데 수능 전날 어떤 생각이었는지,
떨리긴 했었는지, 몇시에 잤는지,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이런건 전혀 기억이 안나서 답답하더라
행동은 이렇게나 생생한데, 왜 감정은 시간 속에 묻혀버렸을까.  


얼마전엔 퀴즈 프로그램에 수능에 해당하는 영역을 고르는 문제가 나왔는데
문제를 보자마자, 저런 쉬운 문제가 나오다니, 코웃음을 쳐놓고
의외로 나도, 퀴즈 출전자도 틀려서 머리가 순간 멍해지기도 했다.  

직업탐구영역이라는 게 수능에 있다니.
그만큼 수능이 나와는 상관없어져버렸다는 거겠지, 더이상은.

그때의 나에겐,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던 시험이었지만,
이젠 세상에 수능보다 더 풀기 힘든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아버린 나이가 되어
고3 아이들이 언어영역과 씨름하고 있을 그 시간에 잠깐 슬퍼졌다.



요즘은, 어떤 계기로든,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자주 깨닫게 돼서 싫다
한달반이면 스물일곱.





jelly02
크하~ 와 닿아 ㅜㅜ
2008/11/14  

동감, 감정은 시간 속에 묻혀버리는거... :(
200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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